죽기 살기 산에 가기

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

불고옹 2013. 6. 3. 12:57

민주지산을 가면서

 

요즘 같은 계절에 새벽에 일어나

한적한 지방도를 달려보자.

차장을 내리고 너무 빨리도 말고 너무 느리게도 말고

귀를 스치는 바람이 상큼할 정도로 달려보자.

 

5월의 신록에 눈이 선해지고

머리칼에 스며드는 바람에

잡념이 바래어 머릿속이 맑아진다.

 

황간 나들목 부터 초강천을 따라 온 49번 지방도도 좋지만

하도대 삼거리를 지나 물한계곡로에 들어서니

새로 포장한 아스팔트길의 차선도 선명한데

내 고물차도 리무진 같은 승차감으로 미끄러져 달린다.

 

젊은이들과 같이하는 산행은 민폐가 심해

앞으로는 부득이 홀로산행이 될 것 같다고 했더니

블루님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그러면 시간에 쫓기지 않도록 새벽에 출발하라’고 하여

새벽 부지런을 떨었더니

이른 아침의 드라이브만으로도 오늘 하루는 충분히 행복하다.

  

  

황룡사-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황룡사 원점회귀 코스는

산행시간이 7시간으로 지도에 나와 있다.

다른 사람보다 2시간 정도 여유롭게 보면 9시간을 오늘의 목표로 하더라도

7시 반에 출발하면 오후 4시 반에는 도착하니 시간에 쫓길 염려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출발지의 고도가 해발 500M 이고 민주지산 정상이 1200M이니

700M을 올라가야 하는데 시간이 문제가 아니고 체력이 견디어 낼까 걱정이다.

일단 민주지산 정상에 올라가서 여의치 않으면

석기봉 삼도봉을 포기하고 바로 하산하지 뭐 하며

여유로운 마음으로 출발했다.

    

 황룡사는 상상했던 것 보다 작은 사찰이었다.

 

사찰 바로 옆에 출렁다리가 있고

여기를 지나 산행이 시작된다.

 

 잣나무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민주지산 지름길쪽으로 조금 오면 이 목교가 있다.

바로 가야 하나 목교를 건너야 하나 하고 한참 망설였는데

망설일 필요 없이 어디로 가나 만나게 되어 있다.

 

고도 700m를 올라가야 하는 것에 겁을 먹었는데

계곡 따라 쉬엄쉬엄 오면서 물소리 새소리 듣다 보니 그렇게 힘들지도 지루하지도 않았다.

출발한 지 3시간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나보다 40분 늦게 출발한 젊은이 등이 올라와 인증샷을 직을 수 있었다.

 

 멀리 보이는 삼각자 같이 뾰죽한 봉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석기봉이라 한다.

 

 민주지산 마루금은 참나무가 우거져 햇볕을 가려 좋기는 하지만

전망이 없어 산꾼들은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아마 겨울산행지인가 보다.

토요일인데도 산행 내내 산악회 팀은 한팀 밖에 보지 못했다.

 

 석기봉에 오니 비로서 바위도 보이고 밧줄도 메어있다.

 여기도 마침 한쌍의 등산객이 있어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석기봉 아래에서 점심을 먹었다.

멀리 삼도봉이 보이고

 석기봉이 올려다 보인다.

 

 석기봉 아래에 있는 쉼터인데 두팀이 점심을 먹고 있다.

 

 

드디어 삼도봉이다.

가장 크고 화려한 표지석이다.

여기서 부터는 오르막이 없고 내리막이니 무난이오늘 계획을 완수할 것 같다.

 

거의 다 내려온 곳에 있는 목교인데 용도를 모르겠다.

홍수 때 하산하는 길인지?

 

  다시 황룡사다.

시간이 오후 4시이니 총 8시간 30분 걸려 종주(?)한 셈이다.

 

 

 

 

 

 

 

Gheorghe Zamfir의 Pan Flute 연주곡 "Ete' d'am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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