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살기 산에 가기

의미있는 백덕산행

불고옹 2011. 1. 20. 18:08

여러 가지 의미 있는 백덕산행


2011. 01. 18. 화요일

느림보 산악회


이번 백덕산 산행은 내게 몇 가지 남다른 의미가 있는 산행이었다.


첫 번째는 고희산행이다.

엊그제 고희라고 조촐한 가족모임을 가졌으니까

고희 기념산행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세대는 누구나 질곡의 세월을 견디고 70년을 살았으니

누군들 어찌 감회가  없겠는가!

나이 70에 젊은 사람들과 어울러 산행한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버스 안에서 마이크 잡고 인사하고 축하의 박수도 받았으니

고희 기념산행이 확실하게 되었다.


두 번째는 느림보와 고별 산행이다.

물론 몇 번의 기회야 있겠지만 설 쇠고 직장 따라 대전으로 내려가면

지금 같이 매주 화요일 느림보와 같이하는 산행은 어려울 것 같다.

지난 2년 동안 느림보 따라서 전국에 웬만한 산은 다 다녔고

좋은 산우들을 만나 즐거웠었는데

많이 섭섭하고 아쉽다.


세 번째는 재도전의 의미가 있다.

3년 전 처음 산행을 시작할 때 삼성산악회를 따라 눈 산행을 왔었는데

출발하자마자 첫 비알을 오르지도 못하고 중도 포기하였는데

산행 날목에서 하루 종일 일행을 기다리는데

그 때의 낭패감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번엔 꼭 완주하여 씁쓸한 기억을 즐거운 추억으로 바꿔야겠다.


백덕산 산행들목은 문재인데

문재터널 입구에 구제역 방제장비가 꽁꽁 얼어있다.

몇 십년 만이라는 혹한에 창궐하는 구제역

비록 가축이지만 살아있는 생명을 230만 마리나 살처분 했다니

국가적 재난이고 하늘이 내린 재앙 같다.

그 옆을 지나 산행하는 것도 미안하다.

 

 

 


문재에서부터 1125봉 까지는 내게도 무난한 코스다.

1125봉에서 기념사진 찍기에 나도 끼어들었다.


 

1125봉에서 본 겨울산은 한 폭의 산수화다.

 


당재에서 점심을 먹고 삼거리에 오니 선두는 벌써 정상을 찍고 내려온다.

나도 서둘러 가는데 삼거리부터 정상 까지는 꽤 험하다.

 


가는 길에 이런 나무도 있고

 


정상 아래는 높아서 그런지 상고대가 아름답다.

강대장님이 상고대 아래서 사진을 찍어주고

 


감자바위님이 강대장하고 나하고 기념사진을 찍어준다.

 


드디어 3년 걸려서 도착한 백덕산 정상이다.

늘푸른 정향기님이 독사진도 찍어주시고 단체사진도 찍어 주신다.

오늘 사진은 모자 때문에 다 버렸다.

옛날에 한탄강 골프장에서 너무 추워 거금을 주고 산 명품모자인데

입마개를 올리면 군고구마장수 같고

내려서 눈만 나오게 하면 생선장수 같다나.

입마개에 얼굴이 당겨져 맹구 같이 되어 버렸다.

 


역시 백석산도 정상에 서면 전망이 확 티어 마음이 시원해진다.

 


여기는 한 많은 삼거리다.

3년 전에 중도 하산하였을 때

버스에서 기다리기가 지루하여 혼자 역주행하여

여기 삼거리까지 왔다가 되돌아갔었다.

오늘은 재대로 종주하여 여기 왔으니 묵은 한을 풀었다.

표현이 너무 지나쳤나??

 


이후는 평탄한 계곡 길

오늘도 무사히 즐겁게 산행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