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살기 산에 가기

검봉산과 구곡빙폭

불고옹 2011. 2. 4. 05:44

검봉산과 구곡빙폭


2011. 02. 01. 화

느림보산악회


설 연휴 전날이라 설 쇠러 간 사람이 많다.

참가자가 적어 새로 개통한 경춘 전철을 타고 강촌에 가기로 했다.

분당에서부터 복정 천호 군자에서 갈아탈 때 일행들이 합류하여

상봉역에 오니 모두 17명이 모였다.


전철이 출발하자마자 양귀비님이 시골 쑥떡을 한 볼따구니씩 돌린다.

내가 딸기를 내놓으니 단비야님이 서빙을 하고

이때 돌발사건이 터진다.

술 한방울 못하시는 강대장님이 족발을 꺼내니

돌삐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어찌 술꾼이 안주만 축낼 수 있나!

이슬이 한 병이 바닥날 쯤 강촌역에 도착한다.

 

새로 뚫린 전철노선은 북한강 따라 가는 낭만열차가 아니다.

 

터널 몇 개를 지나고 내린 강촌역은

옛날 강가에 있던 강촌역이 아니고

상당히 안쪽에 새로 생긴 것이어서

한동안 방향감각을 잃었다.

 

 

검봉산 산행 들머리는 강선사 옆길이다.

오늘은 바쁠 것이 없어 쉬엄쉬엄 모두 모여서 간다.

강선봉 중턱에 오니 북한강이 내려다보인다.

 

 강선봉에서 증명사진을 찍고 내려오는데

낮은 산이라고 얕보았나?

 한 바퀴 알바를 하고 검봉산 가는 마루 금에 오른다.

벌써 점심시간인가?

도시락들을 꺼내는데

어느 분이 가져왔는지 과메기가 오늘의 메인 디쉬 이다.

강대장이 팔을 걷어 부치고

김에 싸서 한입씩 먹여주니 황공하기 그지없다.


검봉산 정상에서 단체사진도 찍고

 

증명사진도 찍고

 

앞으로 자주 못나온다고 특별히 강대장님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여기서 이대장님과 박대장님은 A팀으로 봉화산으로 가고

나머지는 문배마을에서 구곡폭포로 내려간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니 북한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문배마을 입구에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꾸불꾸불하지만 잘 닦여있다.

 

하얀 커튼을 드린 것 같은 빙폭에 서니 숨이 콱 막힌다.

 

올라가는 저 사람은 왜 하필 빨간 옷인가!

빙벽에 핀 꽃과 같다.

 

늙은이가 할 수 없어 접어야 하는 것이 많다.

저 빙벽을 타는 것도 그렇고

S라인과 뜨거운 하룻밤도 그렇고- 히히

 

강원도답게 얼음천지다.

얼어붙은 인공폭포도 있고

 

물 뿌려 일부러 얼린 조형물이 아름답다.

 

 

검봉 닭갈비집에서 열린 뒷풀이가 흥겹다.

이집 주인이 느림보 강대장님의 파워를 눈치 채고 덤을 듬뿍 준다.

믿기지는 않지만 닭갈비집을 했다는 돌삐님이 요리를 하는데

능란한 그 손끝에서 맛이 배가 된다.

뭐 먹을 때는 자리를 잘 잡아야 하고

돈 낼 때는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돌아오는 전철 속에서는

야생화님이 꺼낸 초코렛을 단비야님이 비아그라라고 한쪽씩 나누어 주고

마누라가 넣어 준 꿀팝콘도 인기가 좋다.


이렇게 즐거운 하루가 가고

다음은 3월1일이나 되어야

그리운 느림보 식구들을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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