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허망함

다시 가을에

불고옹 2010. 10. 31. 17:42

 

 

흐르는 곡은 Anna German이 부르는 가을의 노래 입니다

 

 

 

다시 가을에

 

 


 

이제 다시 쓸쓸한 가을이 오고 있다.

가을은

마지막 남은 한 방울의 에너지를 소진하고 나면

화려한 단풍이 벗겨지고

드러난

앙상한 뼈대의 초라함이라니-

숨 가쁘게 달려온 삶의 흔적이

구르는 낙엽뿐이라니-

그마저 바람에 쓸려 가고 나면

젊은 날의 우리는 이제 어디에도 없다.

 

매일

깊어만 지는

밤마다

끝없는 암흑 속으로

한없이 빨려드는 악몽에 시달리다

언젠가는

아주 깨어나지 못할까 두렵다.

 

그래서

내년에도 후년에도 그러고도 쭈우욱

다시 가을을 맞도록

뻔뻔한 기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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