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허망함

나쁜 친구

불고옹 2005. 10. 21. 19:58
 

나쁜 친구



나이가 들어 은퇴하면 만날 친구가 없다.


골프 친구가 하나씩 줄어들면

건강이 기울거나 가세가 기울었다 한다.


바둑은 머리가 무거워 못 두겠고

술 좋아하는 친구의 끝없는 이야기도

이제는 그만 듣고 싶다.

너무 잘 사는 친구는 부담 줄까 못 만나고

너무 못 사는 친구는 못해줘서 못 만난다.


아직 젊은 애인은 전화도 받지 않고

아직 잘나가는 친구는 전화 할 때마다 바쁘다 한다.


오늘

미국 사는 친구가 공항에서 전화를 한다.

“바빠서 얼굴 못보고 간다고”

“미안하다고”


미안하긴

나는 오늘도 나 홀로 산에를 간다.



                            2005년 6월    분당에서        

15454

'삶, 그허망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 음  (0) 2006.05.10
12월에  (0) 2005.12.27
새천년을 기다리며  (0) 2005.10.21
죽음에 대한 상념  (0) 2005.10.21
전철 과 늙은이  (0) 2005.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