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친구
나이가 들어 은퇴하면 만날 친구가 없다.
골프 친구가 하나씩 줄어들면
건강이 기울거나 가세가 기울었다 한다.
바둑은 머리가 무거워 못 두겠고
술 좋아하는 친구의 끝없는 이야기도
이제는 그만 듣고 싶다.
너무 잘 사는 친구는 부담 줄까 못 만나고
너무 못 사는 친구는 못해줘서 못 만난다.
아직 젊은 애인은 전화도 받지 않고
아직 잘나가는 친구는 전화 할 때마다 바쁘다 한다.
오늘
미국 사는 친구가 공항에서 전화를 한다.
“바빠서 얼굴 못보고 간다고”
“미안하다고”
미안하긴
나는 오늘도 나 홀로 산에를 간다.
2005년 6월 분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