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초', '못잊어' 등을 작곡한 원로 작곡가 김성태(金聖泰)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가 21일 오전 1시51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102세. 고인은 1930년대에 동요집 '새야새야파랑새야'를 내며 작곡가로 데뷔했다. 1935년 연희전문학교 상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 고등음악학원으로 유학, 본격적으로 음악을 공부했다. 1946년 서울대학교 예술대학 음학부를 창설한 후 서울대 음대 교수,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이사, 예음문화재단 회장,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등을 지냈다. |
엄정행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을 맺지 못하고
한갓 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갓 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바람에 꽃이 지니 세월 덧없어
만날 길은 뜬구름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을 맺지못하고
한갓 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갓 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원작자는 당나라 시대 여류시인 설도(薛濤, 770-832)이고,
이 가사를 쓰신 분이 김소월의 스승,안서 김억(金億, 1893.11.30-?)이라는 분입니다.
우리 근대 문학사의 앞에 등장하시는 분이지요.
6.25때 납북되었습니다.
그러면 동심초는 무엇인가?
동심초는 무슨 풀이름이 아니라 바로 연서(戀書), 곧 러브레터입니다.
그런데 왜 "풀 초(草)"가 들어가는가?
종이는 풀로 만드는 것이며 러브레터 접는 방식이 바로 돗자리 짜는 풀의 매듭방식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攬結草同心 풀을 따서 한 마음으로 맺어 (사랑의 편지 써서는 곱게 접어)
將以遺知音 지음의 님에게 보내려 하네 (내 맘 아실 이에게 보내려 하네)
春愁正斷絶 봄 시름은 그렇게 끊어 졌건만 (편지 쓰는 동안에는 행복했건만)
春鳥復哀吟 봄 새가 다시 슬피 우네 (쓴 편지 부칠 길이 없어 슬퍼지네)
風花日將老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그리워 하다가 세월만 흘러가는데)
佳期猶渺渺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만나 볼 기약은 아득하기만 하네)
不結同心人 무어라 마음과 마음은 맺지 못하고 (한 마음이건만 맺지 못할 사람인데)
空結同心草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부질없이 편지만 쓰면 무엇하나)
또한 여기에서 不結同心人도 김억의 번역처럼 마음과 마음을 맺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한 마음이건만 맺지 못할 사람" 이 바른 번역이라고 한다.
바로 윗 구절에 이미 "내 마음 아시는 분께 보내려 하네" 가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空結同心草도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가 아니라
"헛되이 편지만 접었다가 폈다 하네"가 바른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전체의 바른 번역은
‘한 마음이지만 맺어지지 못할 사람이라 그걸 알면서도
헛되이 편지만 썼다가 찢었다가 하네 (혹은 접었다 폈다하네)’
즉 부치지도 못할 편지 써놓고는 하릴없이 접었다고 펴고 접었다고 펴고 하는
여인의 애타는 현실을 그린 것이 된다.
이 한시의 원작자 설도(薛濤 대략 770~832)는 중국 당대(唐代)의 유명한 기녀이며 문학인이다.
어렸을적 부터 시,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으며,
아주 총명하고 말재주도 뛰어나 그녀의 재능을 흠모한 당시의 일류 문인들인
백거이(白居易), 원진(元 禾+眞), 유우석(劉禹錫), 두목(杜牧)등과 교류가 많았는데
이들 중 원진과의 정분은 각별했으며, 죽을 때까지 결혼하지 않고,
비분상심의 감정을 붓끝에 모아내어 시를 썼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녀의 시는 감정이 절절이 묻어나는 명작이 많아 후세인들의 심금을 울렸다고 하는데
약 450편의 시를 썼지만 90수가 전하고 있다고 한다.
만년에 시성 두보(杜甫)의 초당으로서 유명한 성도(成都)의 서교(西郊)에 있는
완화계(일명 백화담) 근처 만리교 근방으로 은거하였는데-,
이 근처는 양질의 종이가 생산되는 곳이어서
설도는 심홍색 종이를 만들게 하여 그것을 이용하여 촉의 명사들과 시를 증답(贈答)하였다고 하며
그것이 풍류인들 사이에 평판이 높아,
이런 식의 종이를 ‘설도전(薛濤箋)’ 또는 ‘완화전(浣花箋)’이라 하여 크게 유행하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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