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꽃! 하고 주었더니
손에 가시가 박혔다
바닷가 소금기 밴
손바닥 선인장
눈 맞춘 붉은 열매를
살짝 댄 게 화근이다.
내 사랑도 그러했다
수많은 명주실 가시
왼편이 괜찮으면
오른쪽이 더 아렸다
자꾸만 가슴 헤집어
눈물 고이게 한다
- 김 윤 숙 -

| |
오기로 꽁꽁 싸맨 느낌도 풍긴다.
하지만 막상 갈라 보면 속은 무르기가 짝이 없다.
가시를 잔뜩 세웠지만
걸핏하면 울음을 깨무는 속 여린 사람같다.
어떤 사랑도 그러하리라.
"꽃! 하고 주었더니' 가시만 박는 사랑에
깊이 다치기도 하리라.
손에 박힌 가시야 얼른 뽑을 수 있지만
마음에 박힌 가시는 평생 욱신거린다.
사랑은 그렇게 주는 쪽과 받는 쪽이 똑같지 않다.
양도 질도 다를 뿐 아니라
대상도 서로 어긋나기 일쑤다.
손대는 것마저 조심스러운 선인장.
온몸에 두른 따가운 가시들 때문에
그래서 사랑은 늘 '화근'이다.
'왼편이 괜찮으면/오른편이 더 아렸다'고 뇌듯 사랑이야말로 '수많은 명주실 가시' 같은 고통과 갈증 속에 피우는 꽃이다
그래서 또 찔리더라도 '꽃!'하면
주고 싶은게 사랑이다.
사랑은 그렇게 무조건 사랑이거니,
아픔없는 사랑은 또 진짜 사랑이 아니거니!
정 수 자 시조시인 * |
그렇지..가시박힌 선인장..뜻밖에 속은 무르다.
살다보면 사람의 모습도 그러한 경우가 있음은
자연의 생물과 다르지 않지..
겉은 차가워도 속은 따뜻한 사람,
겉은 온화하여도 속은 냉정한 사람..
이런 모습 저런 모습들을
세월이 가면서 그럴 수 있구나 생각하게 되지만..
그래 '사랑이 화근이다..'
없으면 허무하고 메마르고 ..키우자니 화근도 되고..
그렇게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인생은 흐르고..
닳을데로 닳아버려 아픈사랑 같은거 무시하기 시작할 때-
이맘때쯤 중년-
달관한듯 헛기침도 하지만
속으로 쓴웃음 짓는...중년 이맘때..
세월이 흐르면 지금 이 중년도 찬란한 좋은 날이 될
안타까운 중년 이맘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