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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채송화처럼 조그마했을 때

불고옹 2014. 1. 30. 16:30

 

내가 채송화처럼 조그마했을 때

 

이준관

 

 

 

 

내가 채송화처럼 조그마했을 때

꽃밭이 내 집이었지.

내가 강아지처럼 가앙가앙 돌아다니기 시작했을 때

마당이 내 집이었지.

내가 송아지처럼 겅중겅웅 뛰어 다녔을 때

푸른 들판이 내 집이었지.

내가 잠자리처럼 은빛 날개를 가졌을 때

파란하늘이내 집이었지.

 

내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내 집은 많았지.

나를 키워준 집은 차암 많았지.

 

김용택 시인 해설

 

세상에, 세상에 있는,

작고 어여쁜 것들이 다 내 집이 되던 때가 우리에게 있었다.

이 시를 읽고 있으면 지금의 내가 불쌍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

 

오! 생이여! 하루를 살고 지친다리를 이끌며 찾아가는

내 집은 어디인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동시로 나는(김용택 시인)이 시를 꼽는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시도 이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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