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살기 산에 가기

충북의 설악-천태산

불고옹 2013. 3. 31. 17:09

바위타고 올라가는 천태산

 

2013. 03.30. 토

혼자서

 

 

 

 

바위타기가 재미있는 산이라 하여 이번산행지로 정하고

아무래도 처음 가는 산이고 또 암벽등산이라 혼자 가기가 좀 겁이 나서

고스락에 번개산행 공지를 했으나 아무도 희망자가 없어 단독산행이 되었다.

 

 

계곡 입구에 영동의 설악이라는 표지석에 산꾼들의 기대가 부푼다.

 

계곡을 따라 곳곳에 시인동호인들이 걸어 놓은 프랑카드인데

바쁜 걸음 멈추고 다 읽어 볼 수는 없고

나무 그림자가 비추어 한 폭의 산수화 같은 것만 하나 담아 왔다.

 

작은 설악이라 임구계곡이 운치있다.

 

계곡을 막은 바위들

그들도 태고에는 정상에 있었으리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계곡에 굴러

애꿋은 물길만 훼방 놓는데

물은 돌아 흐르며 발목을 간지럽힌다.   

 

폭포라기에는 애처럽다.

그래도 3단이라 영국사 3단폭포란다.

 

지키는이도 없는 매표소를 지나면 은행나무와 영국사가 한눈에 들어 온다.

 

영국사 전경이고

 

수령이 천년이나 된다는 은행나무인데

높이가 31m, 둘레가 11m 나 된다고 한다.

또 나라가 위급할 때는 소리를 낸다는 어험한 나무란다.

 

이제 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데

등산객이 적어서 그러나 침목계단이 앙증스럽다.

 

75m 나 되는 바위 타기는 여기서 부터 시작이나.

 

몸풀기 하듯 올라온 첫 전망바위에 인증샸으 찍고

 

내려다 본 계곡이 그림 같다.

 

노약자 우회하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씩씩하게 바위타기로 올라선다.

 

여기 보이는 것도 무서운데 다음에는 더 어려운 것이 있단다.

사진에 보이는 사람처럼 나도 일단계를 올라가서 한참을 쉬고

그리고 또 올랐다.

 

간신히 올라오니 또 노약자 우회하라는 표지가 겁을 준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우회하는데

나는 몇번 안 신은 릿지화가 아까워서라도

용기를 내어본다.

 

젖 먹던 힘 까지 다 짜내서 올라 오는데

중간쯤 왔을 때 뒷 사람이 로프를 잡아당겨 하마터면 놓칠번 했다.

암벽의 제비집 같은 구멍에 한쪽 궁뎅이를 대고 

뒷사람들 올라 갈 때까지 한참을 쉬었다.

올라 가는대만 정신이 팔려

아쉽게도 대슬랩을 밑에서 찍은 사진이 없다.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힘들게 올라 온 사람들이 모두

퍼질러 앉아 가픈 숨을 고르고 있다.

 

앉아 쉬던 곳의 뒤에 보이는 바위 위이다.

 

마루금 삼거리까지는 아직도 이런 된비알을 올라야 한다. 

삼거리에 배랑을 벗어 놓고 맨 몸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 한장의 사진을 위해서 목숨 걸고 올라왔나 싶다.

 

정상에 있는 이정표인데

여기서 대성산 까지 종주하기도 하나 보다.

다음에는 대성산을 가볼까? 

산은 올라 간 만큼 내려와야 한다.

우리 인생사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D코스로 내려오는데 하산길도 쉽지가 않다.

이렇게 로프를 잡고 내려와야 한다. 

  하산길 마지막 전망암에서 찍었다.

나는 이렇게 끝없 이 보이는 산들을 바라보면 가슴이 아득해 진다.

 

남고개에서 부터 영국사 까지는 좀 멀지만

산자락을 따라 낸 구절양장같이 꾸불락거리는 길이지만 평탄해서

오늘 어렵게 한 산행을 음미할 수있어 좋았다.

 

다시 가자면 못갈 것 같이 짜릿한 산행이었다.

 

 

 흐르는 곡은 Anne Vada가 부르는 Dance Toward Spring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