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아가는 이야기
시집 간 딸이 차린 첫밥상
불고옹
2012. 3. 13. 12:57
시집 간 딸이 차린 첫 밥상
갓 시집 간 막내 딸 아이가 저녁 초대를 한다.
시집가서 처음 맞는 시모의 생신 상을 집에서 차리고 나니
친정 부모가 맘에 걸렸는지 피곤할 텐데도 굳이 저녁상을 차린다.
예쁜 마음 씀씀이에 가슴이 뭉클하다.
시집가기 전에는 밥상에 숟가락도 놓지 않던 아이가
이제 자기 살림이라고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책을 보고 인터넷을 뒤져 만든
가지가지 음식이 밥상 가득하다.
퇴근하고 와서 시장을 보고
밤을 꼴딱 새워 장만했다고
자랑스레 이야기 하는데
대견하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고
이제 정말 우리 품을 떠났구나 하고
서운하기도 했다.
어미 닭이 다 큰 병아리 쫓아내듯
우리도 이제 딸아이에 대한 정을 끊어야겠다.
2012. 0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