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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기형도 "빈집"

불고옹 2012. 3. 10. 10:23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 기형도 ‘빈집’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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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쉼터(박가네)
글쓴이 : 실미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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