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전남 무안 5味
전남 무안 5味
황토 땅과 게르마늄 갯벌로 유명한 전남 무안에는 5가지 맛의 '무안 5미(五味)'가 유명하다.
무안 세발낙지를 비롯해 도리포 숭어회, 명산 장어구이, 사창리 돼지짚불구이, 양파한우고기를 일컫는 말로 5미를 한꺼번에 맛보려면 반드시 한겨울에 찾아가야 한다.
4미는 연중 맛을 볼 수 있지만 도리포 숭어는 한겨울에 맛있기 때문이다.
들에서, 바다에서, 강에서 나는 '오색진미'가 입맛을 자극하는 무안으로 겨울 별미여행을 떠나본다.
◇무안 세발낙지
무안의 별미 중 으뜸은 세발낙지로 발이 가늘어 붙여진 이름. 주낙으로 건져 올리는 게 아니라 뻘에서 삽으로 파서 낙지를 꺼낸다. 특히 무안지역 갯벌은 게르마늄이 풍부해 낙지는 물론 생선회가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게 싱싱하고 맛있다. 세발낙지는 나무젓가락에 감아 통째로 먹어야 제 맛이다. 입안에 착 감기는 특유의 감칠맛이 기막히다. 살아 꿈틀대는 세발낙지를 입에 넣기가 부담스러우면 민물에 씻어 잠시 기운을 뺀 뒤 초장에 찍어 먹는 '기절 낙지'가 좋다. 낙지를 볏짚에 돌돌 말아 삶은 다음 간장, 참깨, 고춧가루, 다진 파, 생강 등 양념을 발라 구운 '낙지호롱'도 별미. 무안읍내에 낙지골목이 있다.
◇도리포 숭어회
겨울을 대표하는 무안의 생선은 도리포 숭어. 해제면 송석리의 도리포에 들어서면 함해만의 드넓은 바다와 멀리 영광군과 함평군이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 바다낚시터로 유명한 도리포는 칠산 앞바다에서 갓 잡은 생선회 맛이 일품. 도리포 숭어는 눈가에 황금색을 띠는 참숭어. 남도에서는 '겨울 숭어 앉았다 나간 자리의 뻘만 훔쳐 먹어도 달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겨울의 숭어회를 으뜸으로 꼽는다. 상앗빛 속살에 붉은색을 띤 숭어회는 씹을수록 고소한 감칠맛이 배어 나온다. 숭어껍질은 살짝 데쳐 소금장에 찍어먹는데 맛이 꼬들꼬들하다. 도리포 횟집 등에서 숭어회와 숭어구이를 내 놓는다.
◇명산 장어구이
호남의 젖줄 영산강과 5분 거리에 위치한 몽탄면 명산리에는 장어촌이 형성돼 있다. 영산강 하류 갯벌에서 나는 장어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된 건강식품.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명산에 장어 통조림 공장이 들어서기도 했지만 영산강 하구둑 축조로 장어도 귀하신 몸이 됐다. 미꾸라지를 잡아먹고 자란 명산 장어는 불에 올리면 기름이 지글지글 올라오고 부드러운 맛을 낸다. 장어구이는 양념 맛이 포인트. 황토 흙에서 생산된 무안 마늘을 비롯해 한약재 등 20여 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양념을 4∼5차례 흠뻑 발라내는 게 명산 장어구이 맛의 비결이다. 명산리에는 3대째 가업을 이어오는 장어구이 음식점도 있다.
◇사창리 돼지짚불구이
몽탄면 사창리의 돼지짚불구이는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별미. 볏짚에 삼겹살을 1분 정도 구우면 기름이 쏙 빠져 고기가 야들야들하고 짚의 향긋한 냄새가 삼겹살 속에 밴다. 사창리에서는 암퇘지의 삼겹살과 목살 등을 이용하는데 콜레스테롤 제거와 성인병 예방에 좋은 양파김치를 곁들인다. 돼지짚불구이와 양파김치의 원조인 두암식당은 한겨울에도 김치를 담가 싱싱한 맛을 낸다. 삼겹살만 주문해도 다시마, 젓갈, 갓김치, 감태 등 반찬이 15가지가 넘게 나온다. 보리와 홍어뼈를 갈아 넣은 된장국도 별미. 목포의 삼합이 돼지고기, 홍어, 묵은 김치로 이뤄진다면 사창리의 돼지짚불구이는 양파김치와 기젓(갯벌 게로 만든 젓갈)으로 맛을 낸다.
◇양파한우고기
무안은 전국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양파 주산지. 수확철에는 도로변에 쌓아놓은 양파로 진풍경을 연출한다. 그 중 상품성이 떨어지는 양파를 하루 3.6㎏씩 6개월 동안 암소한우의 사료로 이용한다. 양파로 몸보신한 무안의 암소는 육질이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한 게 특징. 읍사무소 주변의 식육점과 정육점은 10여 년 전부터 고집스럽게 양파한우고기만 취급한다. 양파한우고기는 쫄깃쫄깃한 맛의 생고기가 으뜸. 소 앞다리에서 나오는 '태받이살'을 소금기름이나 고추장 소스에 찍어 먹는다. 두꺼운 돌판에 구워먹는 로스구이는 안창살을 쓴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간장게장, 묵은지, 동치미, 전어젓, 토하젖도 별미 중 별미.
자료/국민일보/무안=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