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허망함
난해한 시와 가을
불고옹
2011. 10. 5. 20:55
난해한 시와 가을
뭉크의 병든 아이
오늘도 일본 기계의 매뉴얼을 번역한다고 붙잡고 있다가 30분을 버티지 못하고 눈을 돌린다. 인터넷에 들어가 우연히 알게 된 어느 문인의 블로그에 들어가 그분의 난해한 시를 읽는다. 그분이 올린 다른 시인들의 난해한 시를 읽는다. 난해한 시에 대한 그분의 견해를 읽는다. 이미 많은 것을 망각한 머리로,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린 가슴으로 새삼 그 난해한 시들을 이해할 수도 없는 것인데 왜 이리 마음이 심란해 지는지 모르겠다. 최승자 시인의 시 몇 줄과 시인의 인터뷰 기사를 읽는데 등골이 오싹해진다.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은 경외스럽다. 그것이 예술이던 스포츠든 심지어는 돈 벌기 위한 장사라 할지라도 나는 존경스럽다. 어영부영 살다가 늙어버린 어리버리한 내 삶에 대한 자괴심 때문인가 모두 잘 나 보인다. 오늘도 괜히 읽은 난해한 시의 현란한 시구들이 소용돌이 되어 머릿속을 어지럽게 한다.
올 가을은 더 아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