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집 떠나기

탱이들의 일본 나드리

불고옹 2010. 10. 19. 17:54

 흐르는곡은 피터 파운틴이 연주하는 Maria Elena입니다.

 

 

탱이들의 일본 나들이


기간 : 2010. 10. 08.(금) ~ 10. 11.(월) 3박4일

여행지 : 하꼬네, 도꾜, 후지산

참가자 : 애지회 8 부부

 


애지회가 결성된 지 27년이 되었다.

그때는 탱탱한 중년들이었는데 이제는 모두 영감탱이가 되었다.

얼마나 주변머리가 없는지 만난 지 30년이 다 되어 서야 첫 해외여행이다.

물론 그동안 남자들이 앵벌이 하는 동안

여자들은 수차례 오대양 육대주를 누볐다.

 

 

 

깃발 따라 가는 팩키지 여행이니 공항에서부터

단체사진으로 촌티를 내고


시즈오카 국제공항은 일본에서 가장 최근에

(50번째라던가 제일 나중에) 생긴 쬐그만 공항으로

비행기도 좌석이 6줄인 소형이었다.


시즈오까는 녹차의 주산지로

우리나라 보성 같이 차밭이 즐비하고

녹차 박물관이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뒤쪽에 일본 전통식 오하노 사토 정원이 있었다.

 


노인네 들이 닭살 포즈로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이사진을 보더니 동남아 관광객 같다고 한다.

 


하꼬네 관광은

유람선을 타고 아시 호수를 건너

 


유황 냄새 진동하는 오와쿠다니에서

 

 

검은 달걀을 먹는 것이다.


주말에 도쿄 가는 고속도로는 지옥이다.

평상시 2시간 거리인데 3시간이 지났는데 반도 못 왔다고 한다.

늦는 것은 상관없는데 급한 볼일이 문제다.

결국 고속도로에 버스를 세우고

앞으로 목적지 까지 논스톱이라는 가이드의 엄포에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승객 43명 전원이

단체로 노상방뇨를 했다.

그 광경을 상상해 봐라.

날이 어두워서 다행이지. TV에 나올 일이다.

 


2일째는 릿꼬 단풍 구경을 하려고 했는데

교통체증 때문에 도저히 갈 수 없다고 하고

또 비 까지 내려 속이 많이 상했다.

할 수 없이 도쿄 시내구경을 따라 나섰는데

빗속에 깃발 따라 헤매다 보니 어디를 구경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난다.

 


여기는 무슨 신궁인데

일본의 모든 주류회사에서 처음 만든 술을 여기에 받치고

대박을 기원한다고 한다.

 


주말에는 일본 전통식으로 혼례를 올린다는데

오늘도 우중에 한 쌍이 있다.

하기야 비 온다고 결혼을 미룰 수는 없겠지-

 

 


괜히 긴자거리를 끼웃거리다

 


시세이도 화장품회사의 쇼윈도가 이채롭다.

 


이튿날인데 현재 일왕이 살고 있다는 궁전에서

우스꽝스러운 단체사진을 찍고

 


나도 한 장 찍었다.

화성인 같다나--

 


후지산으로 가는데 다행이도 날씨가 활짝 갠다.

후지산 아래 무슨 호수에서 점심을 먹는데

호수 경치가 그림 같다.

 

 


후지산 5합목에서

구름사이로 후지산 정상이 보일 때 사진을 찍는데

다른 부부들 찍어주고 나니

나는 구름 속에서 찍었다.

 


표지석만 보면 증명사진 본능이 어김없다.

이세상에서 내가 가장 높이 올라간 곳이다.

 


무슨 약수터에서 보니 후지산 정상이 선명하다.

 

 


그날 밤은 가케가와 시에서 숙박하는데

운이 좋게도 일본 축제인 마쓰리를 구경할 수 있었다.


이틀 연속 호텔 방에서 술을 먹는데

둘째 날 밤은 가져간 소주 10팩이 동났고

셋째 날 밤은 스카치 한 병을 비웠다.

뒷골목 이자카야(포장마차 같은)에 들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마지막 날 아침 산책을 하다가

목조로 된 아름다운 가케가와 기차역를 담았다.

이 목조 역사를 보존하자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시즈오카 공항 근처에 있는 세키운 절의 처마장식으로

에도시대 만들어진 유명한 조각이라는데

머리는 용이고 꼬리는 잉어 모양이다.

 


공항 활주로 너머로 보이는 후지산을 배경으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사진들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