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즐거운 노래

박인환 시인의 세월이가면

불고옹 2013. 5. 13. 16:38

 

 

1956 시인 박인환  세월이 가면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세월이 가면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